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이탈리아 와인 하면 십중팔구 바롤로나 키안티부터 떠올립니다. 그런데 정작 마셔보면 "이게 진짜 이탈리아 와인이야?" 싶은 순간이 오는 건 오히려 그 옆동네들일 때가 많습니다. 바롤로와 같은 네비올로 품종인데 스타일이 다른 바르바레스코, 산지오베제의 정점이라 불리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그리고 레드 명가인 줄 알았는데 화이트도 만드는 가야까지. 실제로 마셔본 세 병을 기준으로 이탈리아 와인 지도를 다시 그려봤습니다.

    바르바레스코 — 바롤로의 그늘에 가려진 피에몬테의 왕

    바롤로랑 뭐가 다른가요

    바르바레스코와 바롤로는 둘 다 피에몬테에서 네비올로 품종으로 만듭니다. 흙과 토양 구성이 비슷한 지역이라 종종 "형제 와인"으로 묶이는데, 통상적으로 바롤로가 더 무겁고 오래 숙성이 필요한 스타일이라면 바르바레스코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숙성 기간도 짧게 잡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와인은 절대 아니고, 여전히 타닌과 산도가 또렷한 장기 숙성형 레드입니다.

    직접 마셔본 병은 단테 리베티(Dante Rivetti)의 브리코 디 네이베 리제르바였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남긴 기록은 짧지만, 그만큼 강렬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Dante Rivetti
    Bricco di Neive Riserva Barbaresco

    Red wine from Barbaresco, Italy

    🔥

    리제르바 등급이 붙은 바르바레스코는 숙성 기간 규정이 더 길기 때문에, 오크와 타닌이 충분히 부드러워진 상태로 병입됩니다. 첫 잔에서부터 불꽃 이모지 하나로 설명이 끝나버릴 만큼 임팩트가 있었던 이유입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 산지오베제가 보여주는 끝판왕

    키안티랑 같은 품종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토스카나 몬탈치노 지역에서 산지오베제 클론 중 하나인 "브루넬로"만 100% 사용해서 만드는 와인입니다. 키안티가 산지오베제에 다른 품종을 섞을 수 있는 것과 달리, 브루넬로는 단일 품종 규정이 엄격하고 최소 숙성 기간도 길어서 이탈리아 레드 중에서도 "끝판왕" 취급을 받습니다.

    안티노리(Antinori)의 피안 델레 비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8을 마시고 남긴 기록입니다.

    Antinori
    Pian delle Vigne Brunello di Montalcino 2018

    Red wine from Brunello di Montalcino, Italy

    플럼. 프룬. 버블검. 가죽. 탄닌.
    스파이시한 피니쉬.
    실키한 목넘김.

    플럼과 프룬 같은 잘 익은 과실향 뒤로 버블검 특유의 달콤한 뉘앙스, 그리고 가죽과 타닌이 이어지는 구조감이 산지오베제 특유의 산미와 겹치면서 스파이시한 피니쉬로 마무리됩니다. 목넘김이 실키하다는 코멘트처럼, 타닌이 강해도 거칠게 느껴지지 않는 게 몬탈치노 산지오베제의 특징입니다.

    가야 로시-바스 — 피에몬테에도 화이트가 있다

    레드 명가의 화이트는 어떤 맛일까

    가야(Gaja)는 바르바레스코를 세계적인 와인으로 끌어올린 이탈리아 최고의 생산자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정작 이 생산자가 만드는 로시-바스(Rossj-Bass)는 화이트 와인이고, 랑게(Langhe) 지역에서 샤르도네와 소비뇽 블랑을 블렌딩해서 만듭니다.

    Gaja
    Rossj-Bass Langhe 2022

    White wine from Langhe, Italy

    이 게시물에는 팔로워의 댓글도 인상적으로 달렸습니다.

    가야 와인들은 이태리 와인의 범주를 넘어서는 느낌이에요😍😍😍

    레드로 유명한 생산자의 화이트라는 반전, 그리고 "이탈리아 와인 같지 않다"는 반응이 오히려 가야가 얼마나 스타일을 확고하게 밀어붙이는 생산자인지를 보여줍니다.

    세 병 한눈에 비교

    와인 산지 품종 스타일 어울리는 자리
    Dante Rivetti Barbaresco Riserva 피에몬테 바르바레스코 네비올로 묵직한 장기 숙성형 레드 숙성 고기 요리, 트러플
    Antinori Brunello di Montalcino 2018 토스카나 몬탈치노 산지오베제(브루넬로 클론) 타닌과 산미가 균형 잡힌 풀바디 토마토소스 파스타, 스테이크
    Gaja Rossj-Bass Langhe 2022 피에몬테 랑게 샤르도네 + 소비뇽 블랑 산도와 무게감을 함께 갖춘 화이트 해산물 크림 파스타, 리조또

    세 병, 어떤 온도와 잔으로 마셔야 할까

    같은 이탈리아 와인이라도 스타일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서빙 온도와 잔 선택도 따로 챙기는 게 좋습니다.

    바르바레스코와 브루넬로 — 16~18도, 볼이 넓은 보르도 잔

    네비올로와 산지오베제 모두 타닌이 단단한 편이라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마시면 타닌이 더 거칠게 느껴집니다. 실온보다 살짝 낮은 16~18도, 잔은 볼이 넓어 향이 충분히 퍼질 수 있는 보르도형 잔이 잘 맞습니다. 브루넬로처럼 숙성 잠재력이 큰 와인은 마시기 30분~1시간 전에 미리 코르크를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향이 훨씬 부드럽게 열립니다.

    가야 로시-바스 — 10~12도, 볼이 살짝 좁은 화이트 잔

    샤르도네와 소비뇽 블랑 블렌딩은 너무 차갑게 마시면 산도만 도드라지고 향이 눌립니다. 냉장 보관 후 마시기 10분 정도 상온에 꺼내둔 10~12도 구간이 산도와 아로마의 균형이 가장 좋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바르바레스코와 바롤로 중 뭐부터 마셔봐야 하나요?

    처음이라면 바르바레스코가 진입 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같은 네비올로라도 숙성 기간 규정이 짧아 타닌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병입 시점부터 마셔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Q.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꼭 디캔팅해야 하나요?

    필수는 아니지만 타닌이 단단한 편이라 30분 정도 미리 오픈해두면 향이 훨씬 잘 열립니다. 급하다면 잔을 크게 돌려 스월링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됩니다.

    Q. 가야 화이트는 가야 레드랑 스타일이 비슷한가요?

    품종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레드는 네비올로, 화이트는 샤르도네·소비뇽 블랑)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다만 두 라인 모두 과실 순도를 살리면서도 산도를 팽팽하게 유지하는 양조 스타일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Q. 이 세 병을 한 자리에서 같이 마셔도 괜찮을까요?

    순서만 지키면 괜찮습니다. 화이트인 가야 로시-바스를 먼저, 그다음 상대적으로 가벼운 바르바레스코, 마지막으로 가장 묵직한 브루넬로 순으로 마시면 각 와인의 개성이 서로를 가리지 않습니다.

    바롤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바르바레스코와 브루넬로, 그리고 가야의 화이트까지 함께 기억해두면 이탈리아 와인 리스트를 볼 때 고르는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실제로 마셔본 병들의 기록은 인스타그램 @wine.with.u에서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728x90
    반응형